소개글
이 책의 프롤로그에 언급되는, 해수면 상승으로 침식되어가는 벵골만 땅에서 농사도 짓지 못하고 타지로 떠나지도 못한 채 생계를 위해 삼림자원을 찾다가 숲속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방글라데시 ‘최하층’ 주민들은 전 세계 수많은 기후 난민들의 비극을 대변할 뿐 아니라, 지구 행성의 현재 난국을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즉 작가는 그들을 ‘기후위기 피해자’로 정체화하는 대신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오랜 세월 홍수와 퇴적이 반복돼 비옥하기로 유명한 삼각주인 이곳의 물 재난은 정말 기후재난인가? 어째서 이곳의 호랑이 보호구역 지정으로 가난한 이들이 숲을 빼앗겼는가? 질문은 확장되어 이어진다. 한국인들이 화력발전소의 탄소 배출에 무심한 채 커피값 상승 소식에 짜증내는 동안, 왜 방글라데시의 하층민들은 목숨을 걸고 숲으로 들어가야 할까? 방글라데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0.015%의 책임밖에 없는데 왜 저렇게 기후 격변에 ‘부자 국가’보다 먼저 시달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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