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파란시선 46권. 199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로, 2012년 「시인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김도언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김도언은 자기 자신을 '권태주의자'라고 명명한다. 한국문학사에서 '권태'를 미적 감각으로 창안한 이는 물론 이상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김도언은 이상이 아니라 차라리 백석에 가깝다. 무슨 말인가? 김도언은 "실패는 나의 가장 은밀한 사생활"이라고 "고해성사"를 한다. 이때 "실패"란 "숭고한 말들의 미래"의 불가능성을 뜻한다. "말들의 미래"는 결코 "닿지 않"으며 가닿을 수 없는 영역이다. "말들의 미래"가 "숭고"한 까닭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도언은 "실패할 테지만 그 말을 찾아 또 떠나야 한다"고 선언한다. 이런 맥락에서 말하자면 김도언은 지극한 낭만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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