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2014년 2월, 대학로의 한 연극 연습실. 전문 성우 다섯과 연출이 만났다. '잠깐' 낭독을 하고 근처 맛집에서 저녁을 먹는 것이 그날의 계획. 연출은 성우들에게 "편하게 읽어보자"며 소설책 한 권을 건넸다. 한국방송대상 내레이션상 수상자인 베테랑 성우 구자형이 단정하고도 힘 있는 목소리로 책을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 돌아온 이진숙 연출의 반응은…… "죄송한데, 안 들려요. 소리는 들리지만 내용이 귀에 하나도 안 들어와요." 2분이면 끝날 내용을 읽고, 또 읽고, 고쳐 읽고, 다시 읽고…… 그날 그들은 맛집에 가지 못했다. 그 대신 '북텔러리스트'가 만들어졌다. 단순히 낭독 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이제 어느 정도 답을 얻었으니 이 모임은 해체되어도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왜 이들은 9년째 함께 모여 소리 내 책을 읽고 있을까?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낭독은 단순한 읽기가 아니라 치유의 경험'이라고, '낭독은 완성되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것'이라고 고백하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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