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인도계 미국인 과학자 프렘 자우하르는 어느 날부턴가 깜빡깜빡하는 일이 잦아졌다. 오래 알고 지낸 지인들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고, 새로 산 금고 비밀번호도 가물가물했다. 한동안은 그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찾아온 기억력 감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건망증이라기엔 심상치 않은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모임에선 툭하면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했고, 가족사진 속 얼굴들이 문득 낯설게 보이기도 했으며, 외출했다 집을 찾지 못해 길을 잃는 날도 있었다. 아내는 아들들을 집으로 불렀고, 그를 신경과 의사에게 데려가게 했다. 거기서부터 이 책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내가 알던 사람: 알츠하이머의 그늘에서』는 프렘의 둘째 아들이자 심장내과의인 샌디프 자우하르가 2014년 가을부터 7년간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며 기억을, 세상을, 끝내는 자기 자신을 잃어간 아버지를 회고한 책이다. 이 회고는 당연히 관계와 돌봄의 역학에 관한 고통스러우리만큼 진솔한 고백이다. 동시에 뇌의 퇴화와 정신의 침식에 관한 의학적 탐구이면서, 기억이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에 관한 성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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