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인간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를 발명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그 이야기를 믿음으로써 협력”하였기 때문이다. 인류는 실재(實在)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믿음을 공유함으로써 부족, 민족, 국가 같은 공동체를 이루게 되었다. 이야기는 인류가 찾아낸 가장 효과적인 소통 방법이자, 다른 시공간을 살아갈지라도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수단이다. 신화(myth)라는 말은 ‘이야기’를 뜻하는 그리스어 뮈토스(mythos)에서 유래했다. 인류가 수만 년 동안 체험하고 깨달은 바를 압축해서, 후손들이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게 이야기로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신화’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지면서 가장 먼저 잊는 것이 ‘명사’라고 한다. 뒤집어 생각하면 우리 생활에서 명사가 가장 불필요한 말일 수도 있다. 반면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은 ‘동사’다. 명사가 화석화된 품사라면 동사는 생물이다. 수천 년 동안 끊임없이 우리 삶을 변주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화는 유물화된 관념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다. 신화는 오늘 우리의 시간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 커피 한 잔에서 영화, 게임, 광고, 케이팝 심지어 우주로 보낸 탐사선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신화가 있다. 우리가 듣고 보고 읽고 즐기는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신화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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