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7 작성자 아이**04 등록일 2026-08-07 좋아요 0
도서명2026 힐링하는 글쓰기 작품집: 마음이 빛이 될 때
저자권희정, 김영락, 민경, 수연, 안시아, 엄다솜, 이민혁, 정솔, 정명섭
출판사실로암점자도서관
[시] 너는, 나무
너는 가지가 아름다운 나무였다.
너의 품 안에 계절들은 꽃다발처럼 흔들렸다.
푸드득 날아다니는 새들이
둥지를 떠나고,
건조한 흙이 검게 메말라가고 있다.
꺾인 가지 따라 마른 잎이
힘없이 흔들린다.
한쪽으로 기울며
그림자가 ‘추욱’ 늘어진다.
너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가지를 펼쳤다.
바람이 불 때마다
천천히
왈츠를 추었다.
찬란한 생명이
영원할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의 너는
기울어가는 몸을 붙잡으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
“쿵”
무너지는 소리가 숲속까지 울려 퍼진다.
너에 흐느끼는 소리가
흙먼지 위로 흩어진다.
껍질이 갈라지고
이슬에 젖은 뿌리가
식어가고 있다.
떠오르는 빛이 번지며
잠들어 있는 너를
흔들어 깨운다.
썩어가는 껍질 틈으로
작은 벌레 하나가
집을 짓고 있다.
어느새 너의 존재는
모든 생명의
기쁨이 되었다.
이백 년 끝에서
너는 나에게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나누며
공생의 삶을 살았으니..
자연으로 돌아간다.
나는 이제
가지가 오래된
늙은 나무이다.
나무의 흐르는 눈물 속에서
나의 장애로 인한 눈물을 보았고
나무의 죽음 앞에서
나의 삶에 희망을 찾았고
나눔에 소중함을
깊이 가슴에 담는다.
* 2026년 실로암점자도서관 독서문화프로그램 ‘힐링하는 글쓰기’의 참여자가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