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14 등록일 2026-07-24 좋아요 0
봄비 내리던 4월 15일, 진양은 우산을 들고 역으로 자신을 마중 나왔던 하나뿐인 동생 진월을 ‘지하철 살인마’의 이상 동기 범죄로 잃는다. 자신이 동생을 밖으로 불러내어 죽게 했다는 지독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일상을 잃어버리고 만 진양은 어느 날 퇴근길 6호선 응암 순환선에서 화려한 한복을 입은 무당을 마주친 뒤 검은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정신을 차린 진양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다름 아닌 3개월 전 동생이 죽은 그날의 풍경. 진양은 진월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과거로 돌아가고, 또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나고, 진월을 향한 진양의 뒤틀린 애정이 한 꺼풀씩 베일을 벗는다. 죄악으로 얼룩진 진실과 마주하고도 두 자매는 과연 함께 살아남아 행복할 수 있을까? SF, 판타지, 공포의 경계를 넘나들며 성인과 청소년 등 다양한 독자층을 아우르는 작품을 활발히 발표해온 범유진 작가의 신작 『6호선 버뮤다』는, 한 방향으로만 운행되어 자칫 내릴 곳을 놓치면 다시 한 바퀴를 빙 돌아야만 하는 6호선 응암 순환선의 독특한 구조를 ‘시간이 실종되는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도시 괴담으로 훌륭하게 변모시켰다. 『6호선 버뮤다』는 어느 날 갑자기 하나뿐인 가족을 잃고 남겨진 이의 지독한 죄책감과 절실함이 만들어낸 기이한 환상특급이다. 작가는 오래전 머나먼 북대서양 지역의 제도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을 오늘날 우리나라 독자의 일상 한가운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로 바꿔놓는다. 독자들은 주인공 진양의 끝없이 반복되는 혹독한 시간을 함께 겪으며, 이 기이함이 소설의 끝에서 기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될 것이다.